세일즈의 미래: AI를 넘어선 영업의 진화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직무가 변화하고 있는 이 시대에, 세일즈의 미래에 대해서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려 합니다. 특히 일본의 영업 방식과 그들이 AI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영업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아보겠습니다.

영업, 사라질 것인가 진화할 것인가?

2025년 현재, AI와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직무가 변화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일본에서는 영업직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높습니다. 일본 취업 포털 'doda'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전체 평균 구인배율이 2.82배인데 비해 영업직은 3.19배로 더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본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무와 그렇지 않은 직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AI가 대체하더라도 복잡한 인간관계와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한 영업의 핵심 영역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본식 영업의 본질과 변화 - 키엔스 방식을 중심으로

일본의 영업 방식은 전통적으로 '관계 중심'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관계를 유지하는 '용무 청취' 스타일의 영업은 더 이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이러한 전통적 영업 방식은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됩니다.

키엔스의 전 영업 전문가인 타지리씨는 이런 변화를 게임에 비유합니다:

"단순 용무 청취형 영업은 게임의 '견습 검사' 수준으로, 이제는 더 높은 단계로 성장해야 합니다. 고객의 니즈를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깊이 파고들어 가치를 제시하고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검사' 수준, 나아가 마케팅과 컨설팅 능력까지 갖춘 '마법검사'나 '현자' 수준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키엔스 영업 방식의 성공 비결

일본 내에서 가장 성공적인, 그리고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영업 방식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키엔스 영업 방식'입니다. 키엔스는 센서와 측정기기 분야의 선두 제조업체로, 영업이익률 50% 이상, 평균 연봉 2,000만 엔 이상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성공의 핵심에는 독특한 영업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1. 키엔스 영업의 핵심은 '컨설팅 영업'이라고도 불리는 방식입니다. 이는 단순히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잠재적 니즈나 과제를 발견하고, 기대 이상의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을 사명으로 합니다. 영업 담당자가 직접 고객의 현장을 방문하여 철저한 청취와 과제 분석을 수행하고, 자사 제품을 활용한 최적의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2.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신입 영업사원은 철저한 교육과 트레이닝을 거쳐야되며, 고객 응대 방법, 제품 지식, 프레젠테이션 기법,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학습합니다. 영업사원들에게 높은 목표를 부여하고, 철저한 성과 평가를 진행합니다.
3. 키엔스 방식의 또 다른 특징은 철저한 데이터 활용과 수치에 기반한 영업 운영입니다. 영업 활동의 성과는 명확한 수치 지표로 관리되며, 각 담당자에게 높은 목표가 주어집니다. 진행 상황은 정기적으로 검토되며, 데이터에 기반한 개선 사이클이 사내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 중심 접근법으로 단기간에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데 능숙하여 많은 기업들이 영업의 모범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업의 영역 - '인간력'의 중요성

일본 기업들은 AI가 발전해도 인간 영업만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바로 '생생함'과 '인간력(人間力)'입니다.

일본 IT 업계에서 중요시되는 영업의 '인간력'은 크게 4가지가 있습니다.

1. 신뢰 관계 구축 능력: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제안을 할 수 있지만,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영업 담당자의 인간적인 관계에 의한 것입니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이해하고 공감하며 대응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2. 유연성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AI는 과거 데이터나 패턴에 기반한 예측을 하지만, 현장에서 직면하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인간의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합니다.
3. 감정적 연결: AI는 냉정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지만, 감정적 연결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표정, 목소리 톤, 제스처 등)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 영업의 강점입니다.
4. 네트워크 구축과 소개: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은 영업 담당자는 이후 비즈니스에서도 소개를 받는 경우가 많으며, 더 많은 상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 관계 네트워크는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업종을 넘나드는 영업의 힘 - IT 영업직의 커리어 패스

일본에서는 업종을 바꿔도 활약할 수 있는 영업 인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일수록 제조업에서 SaaS 기업으로, 금융기관에서 컨설팅 회사로 필드를 바꿔도 가볍게 성공을 이어갑니다.

doda의 데이터에 따르면, 영업에서 다른 업종으로 전직한 사람의 65%가 급여 상승을 경험했습니다. 특정 직종이나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 포터블 스킬을 갖춘 것이 제대로 평가받는 시대입니다.

이는 영업직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일'이 아니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고객과 함께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라는 인식의 변화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능력은 업계나 업종에 좌우되지 않는 보편적인 가치를 가집니다.

IT 영업직의 다양한 커리어 경로

특히 IT 영업직은 다양한 커리어 경로를 가질수 있으며, 일본의 IT 업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커리어 발전 방향이 있다고 합니다.

1. 영업에서 마케팅, 제품 관리로의 전환: IT 영업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이나 제품 관리 역할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깊이 이해하고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제안하는 역할은 제품 관리자로서도 큰 강점이 됩니다.
2. 비즈니스 개발(BD)이나 얼라이언스 담당자로의 전직: IT 업계에서는 영업과 비즈니스 개발 역할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영업직에서 고객이나 파트너와의 협상 스킬을 키워 비즈니스 개발 담당자나 얼라이언스 담당자로 전직이 가능합니다.
3. 창업 또는 프리랜서로의 독립: IT 영업직의 경험을 쌓은 후, 창업이나 프리랜서로 독립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영업직에서 쌓은 고객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나 제안력은 독립 후 비즈니스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4. 글로벌 커리어 구축: IT 영업직의 스킬은 국내외에서 통용됩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IT 영업직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해외에서의 커리어 형성이 가능합니다.

주요 시사점

1. 영업의 재정의: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닌, 고객 문제 해결 컨설턴트로서의 역할 재정립. 키엔스 방식에서 볼 수 있는, 고객의 잠재적 니즈 발견과 기대 이상의 솔루션 제안 중요성
2. 영업 교육 시스템 구축: 키엔스 방식 성공 요인인 철저한 영업 교육 시스템. '센스'나 '타고난 능력'이 아닌 '학습 가능한 스킬'로서의 영업 접근법과 체계적 교육 시스템 구축. 실전 중심 롤플레이, 동행 방문, 피드백 등을 통한 지속적 스킬 향상
3. 데이터 기반 영업: 영업 과정의 과학적 분석과 SFA 등 도구 적극 활용을 통한 체계적 영업 프로세스 구축. 키엔스 방식의 '보이지 않는 영업 노하우'의 가시화와 데이터 관리 중시
4. AI와의 공존: AI를 경쟁 대상이 아닌 협력 도구로 활용 방안 모색. AI와의 모의 영업 및 루틴 작업 자동화에 AI 적극 활용. 리드 스코어링, 최적 타이밍 예측, 자동 팔로우업 등을 통한 효율성 제고.
5. 신뢰 관계 구축 능력: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영업의 핵심으로서의 신뢰 관계 구축. AI 대체 불가 영역으로서 강화 필요성. 인간력 중요성 강조 속 공감 능력, 유연성,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개발 투자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AI 시대에도 영업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형태와 접근 방식은 지속적으로 진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과 영업 인재만이 미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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